150 x 390 x 40 (cm)
aluminium, chiffon, arduino, sensor, motor, LED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서 당장이라도 작가 활동을 시작할 생각이었다. 대학교에 입학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그 생각은 변함없이 이어졌지만 3년의 시간동안 나는 단 한 번도 작업 하나를 제대로 시작하고 끝내본 적 없이 고민과 실패 안에서 시행착오만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 생각을 깨트린 건, 결국 졸업작품만이 마지막 기회로 남았을 때 수강한 과학철학 수업이었다. 절대적인 정답은 없지만 정답을 찾으려는 태도로만 정답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시각은 거듭되는 실패에도 계속해서 작업하려던 나 자신만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줬고, 이는 내가 앞으로 어떻게 작품을 만들어 나가면 되는지에 대한 대답이 되었다.
졸업작품인 「晧汀 2017-2020」은 ‘나의 시작’을 표현한 작업이다. 晧(해돋을 호)에 汀(물가 정)은 내 이름으로 물가에 해가 뜬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형상화한 작품은 (1) 시간의 흐름이 지니는 일방향성을 따라 순차적으로 높아졌다 낮아지는 물결의 모습과 (2) 물결의 중앙에서 하나의 축으로 이어진 양끝의 해가 각각 불이 켜지며 올라가고, 불이 꺼지며 내려가기를 번갈아 반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물가에서 해가 뜨고 지는 모습처럼 한가지 생각으로 정체되어 있지 않고, 생각의 흐름을 따라 순환하며 떠오르는 정답들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전달한다.




